안녕하세요. 홍석현입니다.
2004년 WCO유엔 컨퍼런스에서 오슬로 국제평화연구소의 요한 갈퉁 박사께서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Culture is not only art. Culture is everything that defines…
who we are, where we are, what we should be, what we should do.
Culture is everything that gives us meaning.

문화란, 예술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화는,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의하는 모든 것입니다.
문화는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모든 것입니다 라는 말이었습니다.

2004년 유엔 컨퍼런스를 개최했던 당시만 해도,
지구촌 사회에서 점차 요구되고 있는 문명간의 조화를 위해 문화의 중요성이
막 부각되기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2015년 오늘에는 세계 각계의 선도자들부터 일반 대중들까지
문화가 우리 삶에 주는 중요한 역할에 대하여
더욱 깊이 있게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자신은 일반적 관념에서의 문화인이라고 부를 수는 없겠으나,
어려서부터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누구 못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 가정에서, 다양한 일 속에서 제 삶에 가장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때론 힘듦을 달래주던 것이 음악이고, 미술이고, 시와 글이었습니다.

이에 십여 년 전, 1999년 그 즈음부터 무엇인가 이제는
내가 그간 받아왔던 혜택과 고마움을 다시 사회에 갚아야 하고,
한국, 나아가 세상을 위해 나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그런 결심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정치, 사회, 경제를 넘어선 문화의 포용력과 치유력을 느끼고
이 시대 문화의 역할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던
국내외 친구들과 함께 월드컬처오픈이라는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운 길이었습니다.
왜 내가, 왜 우리가, 문화행사를 하고, 공간나눔운동을 하고 포럼을 하는지
우리의 연구와 시도를 그 자체만의 의미로 보지 않는 눈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단기적 목적과 명예를 위함이었다면 지금까지 연구하고, 기다리고,
실험하고 체험하는 노력이 오늘날까지 지속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늦게나마 깨우친 제 철학이자, 우리 공동의 믿음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한 발 한 발 걸어왔습니다.
워싱턴에서, 뉴욕에서, 르완다 키갈리에서, 베이징에서 걸어온 발걸음이었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많은 동료 후배들,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각계각층의 문화인과 학자 분들, 정말 다양한 분들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WCO의 지난 발자취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
오늘 이 순간 함께 하고 있고 앞으로 함께 할 모든 분들,
그리고 같은 취지로 어디에선가 더 큰 노력을 해오고 계신 수많은 분들,
이 모든 분들이 과거, 현재, 미래 지구촌 문화의 작은 씨앗을 가꾸는 주인공이자
이들의 헌신과 노력은 더욱 조화롭게 발전해가는 지구촌을 만들어 나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문화의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크고 작음의 차이가 있을 뿐, 각자의 멋이 담기는 일이고,
높고 낮음의 문제를 넘어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문화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창의적 권리이자,
문화를 잘 가꾸고 발전시키는 일은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한
우리 모두의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나 개인의 문화부터 세상의 모든 문화를 아울러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에
저도, 그리고 WCO도, 계속해서 노력해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컬처디자이너 홍석현
월드컬처오픈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