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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WCOkorea

[인터뷰] 김금숙 컬처디자이너, 역사를 품은 만화를 그리다

최종 수정일: 2018년 4월 9일

나는 '생각하게 하는 만화'로 함께 행복한 세상을 디자인합니다
만화, 역사를 품다

김금숙 컬처디자이너 편


자전거 타기와 누워서 하늘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김금숙 컬처디자이너. 그녀는 붓으로 사회의 아픔을 담아내고, 어루만지는 만화를 통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더불어 즐기기를 좋아하는 흥 많은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팍팍한 생활에서 피어난 만화의 내공

도시로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던 70년대 전라도 고흥에서 태어난 그는 시골 동네 소리꾼이었던 아버지 옆에서 귀동냥으로 판소리를 배우며 자랐습니다. 멋들어지게 소리를 내던 아버지도 서울에 와서는 담배만 피워대는 여느 어른들과 다름없이 변해갔다고 합니다. 도시의 답답함과 팍팍함 속에 살아가던 그는 세종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마음 둘 곳 없는 서울을 떠나 돌연 프랑스로 갑니다.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 고등 장식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만화와 조각을 했습니다. 원래 조각가가 꿈이었던 그는 프랑스에서 조각가로 활동하다 형편이 어려워 만화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10년간 조각을 배웠던 건 만화가의 내공을 쌓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말할 만큼, 현재는 만화(그림)의 매력에 푹 빠져있습니다. 16년간 프랑스에 거주하며 이희재의 <간판스타>,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일기>, 박건웅의 <노근리 이야기>를 비롯해 한국만화를 100여 권 이상 번역해 프랑스에 널리 알리기도 했습니다.


부드러운 붓 선에 담긴 아픔의 이야기

현재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의 귀국은 애초에 계획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우연히 듣게 된 '민혜성 선생님의 판소리 흥보가'를 듣고 나서 판소리와 한국의 고미술품을 만화로 그리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아버지의 소리를 그곳에서 다시 접한 것은 아닐까요? 그녀가 2010년 돌아온 한국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판소리를 배운 것입니다. 그리고 2012년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풀어내어 한국 근현대사 서민의 삶을 담은 <아버지의 노래>를 출판하게 되고 같은 해 월 프랑스 몽펠리에 만화페스티벌에 초청받아 '문화계 저널리스트들이 뽑는 언론상'을 받게 됩니다. 어린시절 아버지와 가족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만화로 말입니다.

김금숙 컬처디자이너는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을 담은 <비밀>로 프랑스 앙굴렘에서 열린 세계만화페스티벌에 초청받기도 했고, 평화로운 섬 제주에서 일어난 슬픈 역사 4.3사건을 담은 영화 <지슬>을 동명의 장편만화로 그려내기도 했습니다. 그만의 부드럽고 생동감 있는 필체로 담은 만화는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렇듯 김금숙 컬처디자이너는 사회적 약자들이 아픔과 슬픔을 은유적이고 부드럽게 풀어내며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의 고통을 어루만져주고 사회의 부조리를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내 산에 오르기>, 모든 걸 잃어버린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베로니크>, 노인의 일상을 담은 <할머니> 등도 그녀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들입니다.


유머를 잃지 않는 따뜻한 위로, 그 속에 담긴 우리의 역사

김금숙 컬처디자이너는 많은 이들이 체험해보지 못한 역사를 만화로 담아냅니다. 굴곡지고 상처가 많은 기억들을 그림으로 품어냅니다. 그는 만화를 그릴 때 너무 슬프거나, 아프게 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너무 현실적인 혹은 자극적인 그림은 대중들의 공감이 아닌 반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편안한 그의 그림체와 무거운 현실 속에 유머를 잃지 않은 내용은 대중들의 관심과 애정을 이끌어내기 위함 뿐만이 아니라, 그런 과정을 통해 아픈 마음을 함께 위로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보편성 있는 그림과 이야기로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마중물의 역할을 하는 작가가 되고자 합니다. 그녀는 만화뿐만 아니라 동화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한 문장, 한 페이지 안에 많은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담아내는 작업이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의 만화를 보며 김금숙 컬처디자이너만의 냉철하지만 따뜻한 시각을 담은 동화를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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