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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WCOkorea

꽃에 이야기를 담다, '어니스트플라워' 김다인 컬처디자이너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기까지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꽃, 사람으로 함께 행복한 세상을 디자인합니다_어니스트 플라워 김다인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꽃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리플리 대표 김다인입니다.

사람들이 꽃을 통해 더 연결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플리(FLRY)라는 비영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최근에는 꽃에 꽃 생산자(사람)의 이야기를 담아 전달하는 '어니스트플라워(Honest Flowers)' 프로젝트도 병행 중입니다.


꽃을 매개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인데. 활동의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5년부터 진행해온 플리(FLRY)‘는 '플라워 리사이클링’ 프로젝트에요. 연례행사(결혼식, 입학식 혹은 졸업식 등)에 일회적으로 소비되는 꽃을 재사용해서 꽃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분들께 작은 기쁨을 선사하고자 출발한 프로젝트에요. 나눔의 매개체가 꽃이다 보니 평상시 기부에 익숙지 않으셨던 분들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시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꽃'이 나누는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기쁨이 되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 플리가 추구하는 목표에요.

현재 집중하고 있는 '어니스트플라워'는 형태상으로 봤을 때는 온라인에서 꽃을 주문해서 받는 서비스에요. 온라인 플라워 서비스는 많지만, 저희의 특별한 점은 플로리스트가 꽃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주문을 받으면 그때마다 화훼농가에서 꽃을 직접 재배 및 포장해서 주문 고객에게 전달하는 팜투테이블(farm to table) 방식의 서비스에요. 저희의 역할은 생산자의 스토리를 발굴하는 동시에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것이죠. 2018년 5월부터 시작해서 현재 꾸준히 진행 중이며, 현재는 태안지역의 화훼농가 20곳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태안지역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어니스트플라워 사업을 기획하던 당시, 우연히 서부발전회사에서 태안지역에서 화훼농가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했었어요. 이곳에 저희가 어니스트플라워를 제안했고, 함께하기로 결정이 나면서 사업의 전반적 운영비용을 지원받게 되었어요. 덕분에 화훼 농가들은 서비스 비용에 대한 부담을 절감하고, 판매되는 꽃 금액의 거의 전부를 받을 수 있게 되었죠.

태안 화훼농가

​대표님은 일전에 플리(FLRY) 활동으로 '컬처디자이너 발굴캠페인'에 참여해 주셨는데요. 이렇게 새로운 프로젝트(어니스트플라워)로 다시 만나 뵙게 되어 더욱 반가워요. 활동을 확장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크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째로 비영리 프로젝트인 플리를 지속하기 위한 경제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예요. 플리는 수익 없이 돈을 써야하는 비영리 프로젝트여서 지속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해요. 그래서 자체적인 수익사업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계기였어요.

두 번째로는 앞서 진행한 플리가 사용하고 버려진 꽃을 재사용해서 의미를 전하는 프로젝트라면 그것을 연장해서 사람들에게 꽃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포장된 꽃, 혹은 꽃시장에서 대량생산된 꽃을 접하기 때문에 꽃을 '생명'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막상 농가를 방문해보면 그 꽃은 씨앗에서부터 자라난 생명으로, '꽃'을 피우기까지 함께하는 누군가의 열정과 노력이 있거든요. 화훼농가의 이야기와 꽃에 담기면 꽃의 가치가 더 많은 분께 아름답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꽃의 생산과정과 생산자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어니스트플라워를 시작하게 되었죠.


팜투테이블 시스템 외, '어니스트플라워'를 어필할 수 있는 활동이 있다면요?

​어니스트플라워는 두 가지 활동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앞서 말씀드린 팜투테이블 서비스에요. 주문받은 꽃을 농가에서 바로 잘라 농부님들이 직접 패키지 상자에 담고, 농부님 얼굴이 그려진 스티커를 붙여 싱싱한 상태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결을 돕고, 포장에 필요한 자재들을 준비해 드리고 있어요.


팜투테이블 서비스


두 번째는 플라워 펀딩이에요. 요즘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가치를 담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요. 저희는 이런 소비자들의 마음과 함께하고자 어니스트플라워의 수익금 일부로 소외지역에 꽃밭을 조성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플라워 펀딩의 첫 활동으로 곧 성남 단기 청소년 쉼터에 꽃밭을 조성할 계획이에요.


플라워 펀딩

‘어니스트플라워’를 함께하는 화훼농가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엄청 좋아하세요. 이전에는 도소매업자를 통해 판매한 꽃을 직접 소통하며 판매 가능한 점, 또 꽃을 받은 고객들의 반응이나 이야기를 전달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격스러워하세요. 시간과 정성을 들여 키워낸 꽃의 가치를 인정받는 기분이라고 말씀하세요. 다만 패키징 작업에 서투셔서 헤매시기도 하세요. 그래도 어니스트 플라워를 통해 판매 채널이 증가하고, 소비자와 소통하며 꽃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 대다수 화훼농가가 매우 만족하세요.


'어니스트플라워'를 통해 꽃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소비자들의 반응은 구매평을 통해 확인해요. ‘너무 신선한 꽃이 와서 놀랐다’, ‘장미 줄기가 이렇게 굵은 줄 처음 알았다.’ 등 솔직한 반응을 접할 때 뿌듯하죠. 또 구매하신 분들이 자체적으로 SNS에 꽃 사진과 함께 ‘#OOO 농부님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려주셔서 새로운 소비자가 유입되고, 구매하신 분들의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라 감사하게 생각해요. 어니스트플라워의 가치에 공감해주시는 만큼, 저희는 꽃의 퀄리티에 더욱 신경 쓰고 따뜻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다짐하게 되고요.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며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힘든 점은 없나요?

​힘든 점도 많죠. 가장 힘든 점은 사회적 기업을 바라보는 편견과 부정적 시선이에요.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개인적인 주말 활동으로 비영리 프로젝트 '플리'를 시작했었고, 이 프로젝트를 지속하고자 영리적 사업인 '어니스트플라워'를 하게 됐는데 같은 방향의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플리의 목적이 돈 버는 것으로 변질하였다고 생각하시거나 결국엔 돈을 위해서 플리를 시작했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초창기엔 그러한 시선들이 정말 어려웠어요. 좋은 일 하는 사람들은 착하고 선한 사람들이고, 숭고한 가치를 추구해야 하므로 돈을 벌지 말아야 한다는 사람들의 생각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여전히 고민이 많아요. 저는 좋은 일 하는 사람일수록 더 많이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야 더 많은 인재가 좋은 일에 동참하고, 더 많이 좋은 일을 하죠. 그래서 어니스트플라워를 사업적으로도 성공시키고자 하는 열망이 있어요.


그렇군요. 앞선 대화에서 '어니스트플라워' 활동으로 대중에게 꽃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안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실제 꽃에 대해 대중들은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요?

​꽃은 아름답지만 특별한 날에만 구입하는 일회성 소모품, 혹은 비싼 사치품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물론 그럴 수 있지만, 꽃을 사랑하고 꽃을 재배하는 화훼농가와 함께하는 저의 생각은 달라요. 우리가 꽃을 사는 곳은 주로 꽃집이잖아요? 꽃집을 통해 만나는 꽃은 가장 예쁘게 피어있는 상태, 즉 만개한 상태에요. 꽃집은 꽃만 파는 것이 아닌, 꽃과 플로리스트의 재능을 함께 판매하는 공간이기에 플라워 아트에 가장 적합한 만개한 꽃, 혹은 만개 직전의 꽃을 활용하여 작업하는 것이 당연해요.

하지만 꽃은 씨앗에서부터 자라나서 몽우리가 생기고 만개했다가 떨어지는 과정을 거쳐요. 하지만 사람들을 보통 끝 과정만 보니까 '꽃은 금방 시든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점이 아쉽죠. 어니스트플라워의 건강한 꽃을 통해 사람들이 보다 오랜시간 꽃의 생명력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해요. 저의 욕심을 더하자면, 꽃 안에 꽃을 키우고 가꾸는 농부의 마음을 담아내고자 하는 저희의 진심이 많은 분께 전해진다면 좋겠어요. 사람의 정성이 담긴 일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거든요.

농부님들의 스토리

대표님에게 꽃은 어떤 의미인가요? 왠지 꽃과 관련된 대표님만의 스토리, 혹은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꽃에 대해 특별히 개인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진 않아요. 그저 회사에 다니며 일상에 지칠 때 가끔 저 자신을 위한 선물로 꽃을 사는 정도였어요. 꽃을 원래 좋아해서 지금의 활동을 하게 되었다기보단, 일상의 버려지는 아름다움을 다시 보는 시선으로 플리와 어니스트플라워가 탄생한 것 같아요. 결혼식 후 버려지는 부케를 보며 너무 아깝다고 느낀 것이 플리의 발단이 되었고, 플리 활동을 하며 만난 생산자분들과 꽃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어니스트플라워로 확장된 것이죠. 일상에서 쉽게 버려지는 것들을 다시 보고, 그것에 가치를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 사업의 시작이 된 것 같아요.

플리와 어니스트플라워 활동이 만든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는 무엇일까요?

​플리의 꽃 기부에 참여해주신 분들은 정말 평범한 분들이에요. 부부의 삶을 시작하는 남녀, 학교를 입학하고 졸업하는 청소년과 청년, 자녀에게 축하를 받는 노년 등. 우리 주변의 평범한 분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꽃'을 통해 나눔의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것, 그리고 기부받은 꽃을 다시 예쁘게 작업해주는 플로리스트 분들이 일회적으로 버려지는 꽃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사회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이 작지만 좋은 변화라고 생각해요. 어니스트플라워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람(생산자와 소비자의) 간의 소통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그것이 좋은 선순환 구조를 다지는 변화를 이뤄가고 싶어요.

현재 집중하는 어니스트플라워의 궁극적인 목표, 앞으로의 활동계획이 궁금합니다.

​꽃과 관련된 프로젝트들을 지속하며 시장 구조가 열악함을 많이 느껴요. 생산자는 자신이 키우고 가꾼 꽃이 왜, 얼마에 팔렸는지 알지 못하며, 도매시장에서 떼간 꽃이 팔리지 않아 폐기되는 경우엔 정산도 받지 못하는 등 노동에 대한 시장의 관리도 잘 안 되고 있어요. 하지만, 유통과정을 거쳐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그저 비싸다고 생각해서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시장 구조인 거죠. 어니스트플라워의 팜투테이블 유통방식이 화훼시장의 열악한 시장구조를 개선하고, 건강한 생산과 소비문화를 촉진하는 시발점이 된다면 좋겠어요.

또한, 태안의 20곳이 넘는 화훼농가에서 꽃을 생산하고 있지만, 품종으로 볼 땐 아직 많이 부족해요. 앞으로 다양한 지역의 화훼농가와 함께하여 어니스트플라워를 통해 만나는 꽃의 품종도 다양해지고, 화훼농가가 판매 경로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로 인해 대중이 국내의 품질 좋은 꽃들과, 꽃을 탄생시키는 농부의 이야기로 행복해한다면 좋겠네요.


+ Questions

대표님이 좋아하는 꽃은 무엇인가요? 이유는요?

최근엔 유칼립투스를 좋아해요. 향도 좋고 오랫동안 볼 수 있고 일상 속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꽃이에요. 그래서 꽃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거나 어려워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해요.

꽃을 오래 간직하는 팁을 공유해주신다면?

아쉽게도 이미 재배된 꽃이기에 특별한 방법이 있지는 않아요(웃음). 꽃병의 물을 자주 갈아주고, 줄기 끝을 계속 잘라주는 정도? 간단하지만 관리했을 때와 안 했을 때, 꽃을 보는 기간은 몇 배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오래 간직하기 위해서는 정성스럽게 보살피는 것이 중요해요.

센스있게 꽃을 선물하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하하. 누가 선물했냐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어떤 의미를 담아 선물했냐도 중요하고요. 이 두 가지가 꽃을 받는 이의 감동의 차이를 만드는 포인트라 생각해요. 센스와 따뜻함을 담아 어니스트플라워의 가치가 담긴 꽃을 선물하시는 걸 추천드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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