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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청년과 청소년이 전하는 즐겁고 명랑한 멜로디, 문화봉사단 '메리'


좋은 일을 신명 나게 하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화사해지겠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봉사의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문화봉사단 메리' 박주영(음악감독), 김재원(오케스트라 대표), 신민지(콰이어 대표)


간단한 인사 부탁한다 반갑습니다. 저희는 팀명(Merry)처럼 즐겁고, 명랑하게! 청년과 청소년이 함께! 시민 관객을 위해 문화봉사를 하는 '문화봉사단 메리'입니다. 오늘 인터뷰는 아쉽게도 청년 단원들만 참여하게 되었네요. '문화봉사단 메리'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 ‘문화봉사단 메리’는 크게 메리오케스트라(합주)와 메리콰이어(합창)로 나뉘어요. 두 팀 모두 대학생과 청소년이 멘토-멘티 관계를 형성하여 한 달에 두 번 지속해서 연습해요. 단순히 합주와 합창 연습만 한다기보다 청소년과 청년이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도록 '메리고등학교'와 같은 청소년-청년의 끈끈한 교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요. 저희의 메인 활동은 '공연 봉사'인데요. 지하철 역사 내부와 광화문 광장 등에서 시민을 위한 오케스트라, 합창 공연을 실행해 누구나 일상에서 문화 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요. 또한 정기적인 자선행사를 열어 수익금 일부를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좌) 메리오케스트라 (우) 메리콰이어

활동 계기가 궁금하다 시작은 단발성 봉사프로젝트였어요. 경희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동아리 학생들이 영화 ‘엘 시스테마(El Sistema)’처럼 음악을 통한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고자 ‘청년과 청소년이 함께 하는 연주 봉사’를 기획했어요(2015). 단발성 행사로 끝나나 싶었는데 한 소셜기부 플랫폼의 지원 사업에 선정되며 활동이 지속했죠. 현재는 중ㆍ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공개적으로 모집하여 6개월 단위로 활동해요. 다행히도 저희의 취지에 공감하는 청년과 청소년이 많아 20명 남짓했던 단원이 이제는 100여 명 가까이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봉사로 합주와 합창 활동을 한다는 것이 대단하다. 두 활동 모두 응당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 아닌가. 초기 멤버들이 활동의 확장을 고민할 때 '오케스트라'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질문처럼 합주는 시간과 노력, 더하여 손이 많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고민에 대한 시간이 길지는 않았죠. 저희 활동은 청년과 청소년, 그리고 이 둘의 관계 형성이 중요해요. 기존에 많이 있는 일회성 멘토링 프로그램이 되지 않으려면 서로가 지속해서 스킨십하며 진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했기에 오케스트라의 틀을 유지하는 건 어찌보면 굉장히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단, 악기를 다루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청소년이나 청년을 위한 방안으로 합창(콰이어)를 탄생시켰죠.(2017)  청소년과 청년이 함께하는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어땠나.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에요.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 공개모집을 하지만, 초기에는 저희가 직접 발로 뛰며 인프라를 구축했어요. 서울시내의 중ㆍ고등학교에 찾아가 저희의 취지를 설명하고 학생들과 함께할 방안을 모색했죠. 담당 선생님들께 저희의 취지를 설명할 때나, 청소년 단원을 모으기 위해 중등학생 혹은 학부모님들을 설득할 때 느꼈던 것은 '대한민국 교육은 정말 수능 앞에선 모든 것이 무의미하구나'였어요.  학교측은 저희의 취지보다는 봉사활동 시간과 같은 행정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고,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악기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은 좋은데 악기를 가르치는 이가 학생(아마추어)이어서 신뢰가 떨어진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죠. 학교의 행정적 고민이나 학부모님들의 우려를 넘어 실제 학생들과 함께하게 됐을 때 더욱 안타까웠던 건 학생들이 너무 바빠요. 한 달에 두 번 연습 시간을 내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빡빡한 아이들의 일정이 새삼 안타깝더라구요. 그래도 다행인 건 점점 자발성을 가지고 청소년 단원으로 직접 지원하는 친구들도 많아졌고, 저희와 함께 활동하며 공부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친구들도 꽤 생겼다는 게 아닐까 싶어요.   대학생 멘토로써 청소년 멘티와 소통하는 노하우가 있나 '조금 더 어른'을 잘 활용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사실 대학생은 중ㆍ고등학생과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고민을 공감하는 농도가 남달라요. 친구들이 친해지면 점점 마음을 열고 자신의 고민을 얘기하는데, 대부분 학교문제나 입시문제에요. 정말 재밌는 게, 아이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 귀엽단 생각이 들어요. 정작 저희도 그런 고민이 전부였던 시간을 지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서 그 시절의 저희와 같은 고민을 하는 청소년들에 속으로 '더 살아봐라'란 말을 해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굉장히 이입이 잘되는 것이 신기해요. 친구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때 '아이고 귀엽네'란 생각으로 듣다가 정말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을 때는 저희 스스로 놀라요.



'왜 그럴까' 저희끼리 얘기해보면 저희가 청소년들보다 '조금 더 어른'이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요. 적어도 저희보다 더 어른인 누군가보다는 청소년들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쪼오~~금 더 어른'인거죠. 그래서 아이들의 고민에 그냥 ‘네 나이에는 입시가 힘들겠지만 더 커서 보면 그거 정말 별거 아니다’란 청소년 시기엔 이해하지 못할 말보단 좀 더 현실적인 위안과 조언을 해주게 돼요. ‘형이라고 고등학교 때 안 그랬겠지. 난 그게 그렇게 힘들더라. 그래서 난 이렇게 노력했더니 지금은 대학생으로서 이런 즐거움도 있어’ 청소년을 갓 지나온, 그래서 그들에 대한 이해가 본능적으로 가능한 공감 능력이 청소년을 다루는 저희만의 노하우가 아닐까 싶어요.  '메리 오케스트라'의 영감이 되어준 영화 ‘엘시스테마’에서는 오케스트라를 통해 빈민가 아이들이 변화한다. 자긍심을 얻고 사회성을 배운다. 문화 봉사단 메리의 합창과 합주는 청소년 단원의 어떤 변화를 이끄는지 궁금하다.  이건 학생들이 답해야 하는 질문이지만, 저희의 생각으로 답해보자면 청소년 단원들은 묻어가는 법(?)을 배우는 것 같아요. 청소년 멘티와 함께 활동하며 대학생 멘토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경쟁을 조성하지 않는 것이에요. 메리오케스트라나 메리콰이어 모두 ‘완벽한 음악을 하자’가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음악적으로 뛰어난 사람들만 모인 게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잘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게 당연해요. 하지만 입시경쟁에 치여 사는 청소년들은 그 당연함조차 경쟁적으로 생각하고 상처받는 상황이 발생하는 게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이 부분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저희의 미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이라도 더 어른인 저희가 청소년에게 때론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줘야 하잖아요.


경쟁 없는 합주를 위해 저희는 보이지 않는 노력과 보이는 격려를 택했어요. 음악감독의 경우, 합주의 조성이 맞게끔 단원들의 악보를 편곡했죠. 실력만큼의 연주로 합주에 함께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악보를 세심하게 수정한거죠. 각 파트장은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 옆에 자리해 크게 연주해줬어요. ‘내가 크게 연주하니깐 네가 좀 실수해도 돼’라는 말과 함께요. 그러다 보니 점점 ‘저 잘하고 있어요?’란 학생들의 질문이 사라지더라고요. 함께 연주하는 것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뿌듯했어요. 묻어간다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잖아요. 잘하는 사람이 좀 부족한 사람을 커버해주기도 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 그 자체에 의미를 깨달아가는 학생들의 변화가 문화봉사단 메리의 매력이 아닐까 해요.  지하철 역사와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공연은 특히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다. 어떤가 저희 공연에는 시민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어요. 시민 관객 중 원하시는 분이 있다면 즉흥에서 함께 연주하기도 하고 지휘를 할 수 있게끔 늘 참여 이벤트를 열어 놓지만, 아쉽게도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으세요. 그래도 가끔 현장에서 저희와 한마음으로 공연을 만들어 가는 시민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 굉장히 기억에 남죠. 연주의 퀄리티와는 상관없이 그 시민분의 역할만 뇌리에 남을 정도로요.


메리오케스트라 7호선 이수역 공연봉사 및 시민참여 이벤트 현장

그 외, 저희끼리의 소소한 해프닝은 말도 못 하게 많지만, 그런 것들보다 저희가 공연 봉사를 통해 배운 점을 이야기해보자면  우리의 음악이 누군가에겐 소음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에요. 물론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요. ‘음악을 듣느라 지하철을 놓쳤는데 화가 나지 않았다. 너무 고맙다’, ‘넬리판타지아가 이렇게 즐거운 음악인지 몰랐다’ 등 우연히 저희 지하철 공연을 보신 분들이 SNS에 남겨주시는 마음이 저희에게는 큰 힘이 되죠. 훈훈함의 반대도 있어요. 저희 공연을 소음 혹은 진로 방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처음에는 속상했는데 이제는 그러한 반응이 더 사명감을 주기도 해요. 음악을 소음으로 생각할 만큼 너무나 여유 없는 일상의 누군가에게 저희의 활동이 자그마한 휴식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메리의 문화봉사가 사회에 어떠한 가치로 전달되길 바라는가 지금은 멘토링을 받는 중고등학생 단원들이 대학생이 되면 다른 후배의 멘토가 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요. 그래서 지속해서 청년과 청소년이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일상을 음악으로 위로할 수 있었으면 하죠. 우리나라도 점점 많아지지만, 유럽이나 미국은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비보잉, 밴드, 합창, 현대무용 등 다양한 스트릿 혹은 버스킹 공연이 펼쳐지고, 지나가던 사람들은 그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잖아요. 문화를 받아들이는 수준 차이가 아닌, 일상 속 여유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저희의 활동이 단순히 봉사라는 행위로 전해지기보다 시민의 일상에 소소한 행복을 선물하는 문화 나눔 활동으로 전달된다면 좋겠습니다. 

예정된 공연 봉사 계획, 나아가 향후 목표가 궁금하다 가장 빠르게 이번 주 금요일(7/27) 광화문 광장에서 공연을 진행해요. 매년 진행하는 문라이트 공연을 올해 또한 진행 예정이에요. 더운 날씨지만 많은 분이 광화문에 울려 퍼지는 메리의 아름다운 하모니에 함께 해주시면 좋겠어요. 광화문 공연 이후, 청각장애인 후원을 위한 자선파티 진행 예정이고요. 넓은 의미로는 메리가 문화봉사 플랫폼으로서 지속성과 확장성을 가지길 희망해요. 음악을 매개체로 청년과 청소년이 교류하며 우리 사회가 함께 즐거울 수 있는 활동으로서 문화봉사단 메리의 활동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길 바래요. 


마지막으로, '문화봉사단 메리'가 생각하는 봉사의 매력은 무엇인가 ‘즐거움’이에요. 좋은 일을 한다는 뿌듯함에 즐거운 것이 아니라, 정말 신나고 즐거운 일로 봉사를 했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가장 행복할 때는 청소년이든 청년이든 함께하는 단원들이 진정으로 메리를 즐기며 신나게 임하는 모습을 볼 때에요. 그 기운이 참 밝거든요. 알아서 무언가를 하려 하고, 더 하고자 하고, 함께 하려 하고, 지치지도 않구요. 좋은 일을 신명 나게 하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화사해지겠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봉사의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메리 오케스트라&메리 콰이어 SNS] www.facebook.com/merryorchestra www.facebook.com/merrychoir 인터뷰             윤혜성 사 진             문화봉사단 메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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